
스페인 프리미어리그 명문 FC바르셀로나가 폭우가 쏟아지는 대구스타디움에서 K리그1 대구FC를 5-0으로 완파하며 2025 아시아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바르셀로나는 4일 오후 8시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아시아 투어 에디션’ 대구FC와의 친선경기에서 전반 3골, 후반 2골을 합작해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일본 비셀 고베전(3-1), FC서울전(7-3)에 이어 아시아 투어 3연승을 완성했다.
전반전 멀티골을 기록한 미드필더 가비는 바르셀로나 공격의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정확한 슈팅과 뛰어난 위치 선정으로 대구 수비진을 무력화시켰다.
한지 플리크 감독의 과감한 기용으로 10대 유망주들이 특별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필리핀계 17세 미드필더 드로 페르난데스가 전반전 좋은 플레이를 선보인 가운데, 같은 나이인 공격수 토니 페르난데스는 후반전 팀의 4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미래의 희망을 보여줬다.
플리크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어린 선수들에게 아주 중요한 경기였다. 매우 높은 수준을 보여줬다”며 “환상적인 경기를 보여줬고 자세도 좋아서 행복하다”고 극찬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이적해온 마커스 래시퍼드는 이날 경기에서 바르셀로나 데뷔골을 기록했다. 주로 윙어로 뛰는 래시퍼드를 플리크 감독은 후반전 원톱으로 기용하는 실험을 단행했고, 래시퍼드는 마지막 골로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날 경기에는 특별한 볼거리도 있었다. 가수 영탁이 시축을 담당한 데 이어 하프타임에는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찐이야’, ‘주시고’ 등을 연달아 불러 관중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했다. 영탁은 “개인적으로 시축은 처음 해보는데, 평생 잊지 못할 하루가 될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완패한 대구FC는 K리그1 최하위로 강등 위기에 몰려있다. 5월 18일 서울과의 경기 이후 공식전 13경기(3무 10패) 무승을 기록하게 됐다.
대구FC 에이스 세징야는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실수를 안 한다. 상대는 압박 속에서도 좋은 플레이를 했다”며 “뉴캐슬도 강팀이지만 바르셀로나는 좀 다른 느낌이었다. 상대를 어렵게 만드는 축구를 한다”고 평가했다.
김병수 대구FC 감독은 이날 평소 쓰던 5백 대신 4백 수비 전술을 선보였다. 그는 “앞으로 버티는 것보단 이기는 경기를 해야 한다”며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더 열심히 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보겠다”고 다짐했다.
플리크 감독은 “한국에서 좋은 시설에서 잘 훈련했고, 많은 팬이 환대해줘서 감사하다”며 아시아 투어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바르셀로나 대표로 기자회견에 참석한 로날드 아라우호는 “아시아 투어 성과에 만족한다. 이전 시즌도 많은 우승을 달성했지만 다음 시즌도 더 많이 준비하고 노력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며 희망을 밝혔다.
바르셀로나는 5일 새벽 전용기편으로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돌아간다. 팀은 이틀간 휴식을 취한 후 8월 11일(한국시간) 세스크 파브레가스 감독이 이끄는 세리에A 코모 1907과 감페르 트로피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이후 8월 17일에는 마요르카를 상대로 2025-26시즌 라리가 개막전을 치른다.
폭우가 내리는 악천후 속에서도 4만5천여 명의 축구팬이 대구스타디움을 찾았다. 지난달 31일 서울 경기까지 포함하면 바르셀로나는 한국에서 총 10만 명이 넘는 팬들을 경기장으로 끌어모으며 15년 만의 성공적인 방한을 마쳤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